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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 키보드 Vortex Race 3 적축 리뷰

짧막 n개월 후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 키보드는 더이상 내 손에 없다(…) 키보드는 정말 예뻤지만 10분만 사용해도 손가락이 아팠다. 어디선가 이 키보드는 배열이 조금씩 엇갈려있다는 말을 본 것 같은데 그 때문이었을까, 원인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작은손의 키알못이 쓰기엔 너무 어려운 친구였다. 검증되지 않은 키보드를 패기있게 산 나를 안쓰러이 여긴 옆자리 시니어님(a.k.a 중고나라 마스터)은 두 시간만에 내 키보드를 중고나라에 팔아주시고 해피해킹 프로2 키보드를 빌려주셨다. 머리털나고 처음 접한 이상한 키배열과 먹각의 조합으로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엔 잘 적응하여 사용했다! ..고 끝내면 좋겠지만 코로나19 이후로 주2회 출근하면서 매주마다 키배열을 다시 학습하고 있다는 애매한 결말이다.

교훈: 무엇이든 처음할땐 검증된 것을 하자.


키보드를 왜 샀느냐

얼마 전, 회사에서 동료들이랑 수다를 떨다가 “니또님은 출근 직후와 퇴근 직전의 자세(목/어깨)가 너무 달라요” 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코딩환경 개선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또

기존 작업방식

기존에는 15인치 맥프로 + 32인치 모니터로 작업을 했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그냥 맥북에 붙어있는걸 사용하고, 주 화면으로 맥프로를 봤다. 근데 모니터와 맥프로를 안겹치게 두느라 맥프로가 좀 아래에 있다보니 점점 목이 거북이처럼 나왔다. 늦게까지 일하는 날이면 어깨가 뻐근해지며 고등학생때부터 앓았던 오십견이 찾아왔다. 옆자리의 시니어분은 작업환경 최적화에 통달하신 분인데, 자주 걱정을 해주시며 모니터암과 키보드를 영업하곤 하셨다. 더 나이들면 정말 아플 것 같아 걱정이 됐다.

방황기 & 구매기

옆자리 시니어님의 영향으로 키보드에 관심을 갖게된 나는 주변 공대친구들의 조언을 구해가며 입문할만한 키보드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친구가 해피해킹을 빌려줬는데 적응에 실패했다. 무접점방식은 내게 맞지 않았고, 글자가 새겨져있지 않은 무각키보드인데다가, 맥과 함께 사용하기엔 외워야할 단축키가 많게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첫 키보드는 예쁜걸 쓰고싶었다!

방황하던 와중에 지난 일요일, 다음날 출근할 생각에 자고싶지 않던 나는 네이버쇼핑에서 키보드 사냥에 나섰다. 해피해킹, 레오폴드, 리얼포스 등 온갖 유명한 브랜드를 알아보았지만 맘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Vortex Race 3를 발견하고 꽂혀버렸다! 레고같은 알록달록한 색깔은 회색빛 키보드에 뉴트로 감성을 선사했고, 텐키리스배열로 컴팩트한 사이즈와 디자인이 맘에 들었다. 맥 호환 키가 있는 것도 좋았다. (윈도우키 싫엉…)

사용기

맥 호환성

Pn + M 키를 눌러 MacOS 배열로 바꿀 수 있다.(맥, 리눅스, 윈도우 지원) 그러나 잘 호환되지 않는다는 리뷰를 많이 읽었다.

  • 맥 키보드의 [ctrl][option][cmd] 배열이 볼텍스에서는 [ctrl][cmd][option]으로 된다. ==> 이건 최신 펌웨어를 다운받으면 해결된다. 펌웨어 업데이트는 윈도우에서만 할 수 있다.
  • Fn 키가 호환이 잘 안된다. ==> 이건 내가 원래 펑션키를 잘 사용하지 않아서 사실상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F 키 옆면에 새겨진 사인들과 실제 키가 다르게 작동하지만 ( F1~F3키에 볼륨사인이 있지만 F10~F12 에서 작동한다.) 크게 신경쓰이진 않는다. 프로그래밍으로 키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고 레딧 등에 정보가 많이 있다.

타건감 & 소리

  • 타건감: 눌렀을 때 가볍게 서걱서걱 잘 들어가서 좋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을 걸어가는 느낌이 손으로 전해진다..!
  • 소리: 기계식이라 소리를 좀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히 소리가 크지 않다. 수박자르는 소리 정도..!

디자인

  • 톤다운된 원색 키가 예쁘다!!! 이것이 진정한 뉴트로!
  • 맥 호환키와 색깔키가 제품에 포함되어있다.
  • ESC 키가 일반 키보다 커서(약 1.5배) vi로 코딩하는게 기대된다!
  • 배열이 조금씩 어긋나있다는 말이 있는데 크게 거슬리진 않음. (유튜브 리뷰에서 봄)
  • 실제 키조합과 매칭되지 않는 키 옆면의 사인들이 있는데 크게 거슬리진 않음.
  • 뒤쪽이 조금 높게 나사를 추가할 수 있다.

이렇게 첫 키보드 입문기를 성공적으로 시작했다. 역시 예쁜게 짱이야 :)